폐기 대상으로 거론된 직후 부리나케 도망쳤다! 얼굴을 제외하고 갈아엎을 수 있는 모든 걸 바꿔버렸다. 심지어 직업도. 느지막하게 음악성에 눈을 뜬 두 사람은 언더그라운드의 메탈 가수가 되었다.
세라
절도 있는 천박함 / 배신감 / 니들이 어떻게 우리한테 이럴 수 있어.
도망 나온 뒤로 사람들에 대한 악감정이 많아졌다. 공연장에서 관객석을 향해 물을 뿌리거나 욕을 하는 건 쇼맨십이 아니라 진짜 싫은 거. 취향은 더 괴랄해지고, 성벽도 이상해져서 미적 기준도 흐트러졌다. 남들이 인상을 찡그릴 법한 것에 미학을 느낀다.
바트
현실적 / 중재자 / 그래그래 하고 싶은 대로 해…
본래는 좀 더 불같은 성격이었으나 위태롭고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건사해야 할 것이 본인 혼자만의 몸이 아니기 때문에 제법 차분해졌다. 성격 자체가 조용해졌다기보다는 현실적인 면모가 드러난 것에 가깝다. 이런 상황에서도 절대 얌전해지지 않는 자신의 파트너를 챙기느라 처세술을 익혔다는 듯.
세라→바트 “이젠 정말 너밖에 없네. 너한테도 나밖에 없지?”
여전한 욕망의 대상. 제 딴에는 순애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색이 짙다. 의지할 곳이 서로밖에 남지 않은 현 상황에 묘한 만족감을 느낀다. 유순한 방식으로 집착하며 소유하려고 하지만 공격성을 드러내는 일은 없다.
바트 → 세라 “그래도 싫은 건 아니잖아.”
자신들을 보호해 줄 가림막이 사라진 후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신의 파트너에게 책임감이 생겼다. 평생 살던 곳을 떠나왔음에도 빠르게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챙겨야 할 사람이 있었기 때문. 상대가 자신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사실이 완벽하게 마음에 든다는 것은 혼자만의 비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