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아
도주 기간동안 그는 헤세드 포르텐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되돌아보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한들 인류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신시아는 여전히 자신을 인간이라고 생각했으며, 인류의 일원이자 산물로써 이들의 죽음을 방조할 수는 없었다. 쓸모를 다하자 자신들을 내치듯 버린 곳으로 돌아온다는 것은 저가 생각하기에도 퍽 우스운 일이었으나 그는 돌아왔다.
그러니 제 파트너와 적대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의견이 갈리고 헤어지기까지, 혹은 몇 차례의 교전에서 그는 설득을 시도했으나 오래전 생긴 골은 대화로 끝날 만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천성이 저보다 훨씬 무른 사람이었던 그가 인류를 해치려고 된 것은 결국 자신의 책임이라 여기며 신시아는 그와 대적했다. 이해받지 못할 방법이겠으나 그 나름대로 과거 헤세드에 대한 제 태도를 책임지려는 행동이었다.
더는 함께할 방법도, 자격도 없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는 미련과도 같았던 가족의 성을 버리고 오롯이 저 자신으로 돌아왔다.
두 사람이 함께 있어야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워커가 갈라섰다는 것은 제 절반과 교전하는 중에만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의미였다. 더는 전장 일선에서 싸우는 것은 어려웠으나 그럼에도 신시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추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함께 했던 그 오랜 시간 동안 그의 심정을 한 번이라도 헤아려보았다면,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었다면 무언가 바뀌었을까? 뒤늦은 후회가 종종 고개를 들었으나 어렴풋이 알았다. 저는 아무것도 바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케테르
하나부터 열까지 맞지 않았던 유일한 가족은 그 이름마저 퇴색되어 바스라졌다. 우리는 함께 태어나, 함께 싸웠고, 함께 도망쳤다. 우리는 분명 서로의 곁에 있었음에도 너무나 멀었다.
그것을 책망하는 것이 아니야. …하지만 지치는구나.
결정의 시간이 다가옴을 느끼던 어느 날엔가 그리 말했던 것도 같다.
우리는 서로를 떠나, 서로의 적대를 요하는 세력에 몸을 맡겼다. 길었던 머리가 더욱 길어지는 동안 그는 이름을 바꾸었다. 케테르Keter. 그는 더 이상 아프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철의 주인
금속으로 된 물질을 제 손발처럼 다룬다. 주로 근거리 무기를 주변에 띄워서 운용하며, 능력의 사용 범위는 자신을 중심으로 반경 240m 이내, 중량은 최대 2.8t. 금속의 종류에는 제한이 없으나, 본인은 철과 합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낀다. 철 함량이 높은 무기일수록 운용에 수월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능력을 사용하는 중에는 몸이 회색으로 변한다.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몸이 일시적으로 딱딱하게 굳기 시작하는 경화 현상이 후유증으로 동반된다.
일루시오illūsiō
시전자의 신체를 이루는 것 혹은 시전자가 접하고 있는 물체가 닿는 부분을 재로 만든다. 힘이 사용된 위력에 따라 신체의 불특정 일부가 타들어 가 화상을 입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