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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안

병실에서만 보내던 생활을 끝내고 차근차근 제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 여전히 눈물이 많고 자신감은 없지만…… 금방 픽 잠들어 현실 도피하는 버릇을 많이 고쳤다. 감정 표현이 뚜렷하지 않아 다소 로봇 같다던가 식물같이 군다는 소리를 듣지만 그 덕에 침착해 보인다는 평도 듣고 있다. 실은 속으로 참는 것에 가깝기 때문에 자각 없이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는 중.

릴리

나름의 주관이 강하고 자신감도 높은 편이다. 밝고 활발하며 호기심이 많아 말도 많고 여기저기 기웃대길 좋아한다. 파트너인 아드리안이 무사히 병동 생활을 청산한 이후로는 아드리안이 지금까지 보지 못한 것들을 보여주러 다닌다며 더욱 적극적으로 이곳저곳 다닌다. 키메라 소탕에서도 서포트인 릴리가 아드리안보다 적극적인 편. 전투에서도 평소 생활에서도 아드리안을 리드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첫 만남

처음 대면한 키메라는 훈련 때 상대하던 더미 인형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이야기로 듣고, 만들어내던 악역과도 달랐다. 앞으로 상대해야 할 것들은 훨씬 흉악하게 생겼고, 포악했으며, 피부로 와닿는 살기는 이 일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체감하게 했다. 그 일촉즉발의 긴장감에 아드리안은 제 능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해 상처는 늘어가고 출력이 소극적으로만 되어갔다.

 

그때까지 물을 이용해 키메라가 주는 충격을 완화하는 게 고작이었던 릴리가 아드리안의 제어를 벗어난 전력이 키메라에게 전달되도록 전류를 잇기 시작했다. 그를 통해 키메라의 움직임이 잠시 멎었던 것을 계기로, 둘의 전투방식은 패턴으로 자리 잡았다. 아드리안이 있는 대로 전력을 쏟으면 릴리가 그 전력을 물에 전부 담아 키메라에게 뒤집어씌우는 것. 그렇게 아드리안의 서투른 제어를 릴리가 대신해주는 것으로 둘은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다.

실은 아드리안의 부담을 릴리가 짊어지는 방식의 전투이지만… 릴리가 잘 끝났다, 별일 아니었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마무리해준 덕에 아드리안은 그것을 그대로 믿었다. 그것이 하나둘 쌓여가며 지금은 과의존 상태. 꼭 전투가 아니라 일상에서도 어미 오리를 따라다니는 마냥 졸졸 쫓아다니게 된다. 없으면 불안해서…….

정작 릴리마저도 아직 이 전투방식이 제게 부담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드리안은 능력이 강하고, 저는 능력이 대단히 강하지 않은 대신 제어가 수월하니 공격과 서포트답게 역할을 나눈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줄곧 함께해 온 아드리안이 저를 졸졸 쫓아다니는 것도 줄곧 함께 해왔으니 별다른 것 없다고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중.

키메라에 대한 생각

첫 전투를 무사히 마친 후, 둘의 전투는 같은 방식으로 큰 무리 없이 이어져갔다. 컨트롤을 포기한 만큼 아드리안은 전격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었고, 전기에 내성이 있는 키메라는 흔하지 않았으며, 간혹가다 내성이 있는 키메라를 만나더라도 물로 호흡을 방해하거나 물을 신체에 스미게 해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니 반복되는 키메라와의 전투를 통해 릴리는 키메라를 향한 두려움을 덜 수 있었다. 대신, 전투가 끝난 이후 찾아오는 패널티가 괴로워 그 시간을 조금씩 두려워하게 되었지만…….

아드리안의 경우… 첫 전투 이후 키메라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런 편이 공격에 집중할 수 있기도 하고, 타이밍에 맞게 강한 전격을 만들어내기만 한다면 문제가 없을 거라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다. 제게는 훌륭한 인도자가 있으니까…… 이대로 충실하게 전투를 이어나간다면 우리는 인류의 희망으로서 제 몫을 다 한 게 되지 않을까?

케라우노스 Keraunos

전기를 만들고, 폭발시켜서 한 점에 꽂는 능력이 있다. 번개와 흡사하고 멘탈 상태에 따라 능력의 크기가 달라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 조금 더 강한 편. 능력 발현이 가능한 곳은 제한적이지 않지만, 본인이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어서 직접 접촉할 때나 가까운 시야 안에서만 주로 사용한다. 자연적인 번개와 달리 전격의 빛깔이 검고, 짙을수록 푸르다.

다량의 전격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었지만 컨트롤은 서투르다. 방심하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뻗어가기에 릴리의 가이드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패널티는 의지와 상관없이 수면을 취하게 되는 것. 모든 감각을 닫고 잠든다.

네레이드 Nereid

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바다나 강 등 물이 근처에 있다면 그 물을 사용할 수 있어 능력 활용이 용이하지만, 풍부한 물의 공급원이 없다면 공기 중의 수증기를 모아 조종할 수도 있다. 여전히 능력의 강도, 활용은 기복이 없고 일정하다. 몇 번의 전투 후 생긴 요령으로 물병을 여러 개 들고 다니며 능력에 사용하거나, 먼저 처리한 키메라의 체액을 활용하는 등 능력의 강도보다는 최대한 패널티를 줄이고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능력을 키우고 있다. 제 능력을 직접 공격에 활용하기보다 물을 이용해 아드리안의 전류의 흐름을 유도하는 것.

패널티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이 심하게 예민해지는 것. 꽤 먼 거리까지를 포함한 근처의 수많은 소리와 냄새 등 모든 것들이 정보를 선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어닥치기 때문에 패널티가 잦아들기 전까지는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물론, 잠드는 것조차 힘들다. 건조한 환경에서 능력을 활용했을수록 패널티가 심해지기 때문에 눈으로 인식할 수 없는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다가 쓸수록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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