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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

프시케의 수많은 노력 덕분일까, 그 난폭한 성격이 완벽하게 누그러졌다고 할 순 없지만, 일반인을 향해 공격적인 언사를 보이는 일이 확 줄었다. 전투 외에 모든 일상적인 걸 귀찮아하는 탓에 무수한 언론의 관심은 전부 프시케에게 떠넘겨지는 중. 전투 보조, 자신의 끼니 포함 대부분의 뒷바라지를 맡기게 되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하는지 프시케의 부탁이라면 유하게 들어주려고 하는 편. 멋대로 머리를 깜찍하게 묶어버리는 일을 뺀다면.

프시케의 촛농

인생은 언제나 탄탄대로, 완전무결! 한참 즐거울 게 많을 나이, 7살(오타 아님). 여러 면에서 극적인 변화를 보인다.

인간의 생활, 사회 규칙에 유달리 적응이 빠르다. 제복을 입지 않으면 평범한 인간으로밖엔 보이지 않는다. 풍부한 감정 표현, 빠른 상황 적응,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친화력까지. 가장 인간을 닮은 워커.

계절이 4번 바뀌던 시점, 판도라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그만 다치라고 염불을 외우는 건 비효율적이란 걸 깨달았다. 판도라는 전시에 ‘적당히’를 모르므로. 그날부로 프시케는 핸들을 돌렸다. 회복을 위해 체내를 활성화하던 방법을 응용, 살아있는 키메라를 그대로 자연 발화시킨 것이다.

황당한 얼굴로 돌아보는 판도라에겐 이렇게 말했다.

“훌륭한 힐러란…….”

“아군이 다치기 전에 적을 다 죽이는 거랬어!”

바야흐로 프시케의 촛대에 불이 붙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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