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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냉전, 앞에서는 키메라와 전쟁과도 같은 사투를 벌이던 중에 뒤에서 두 사람은 또 다른 전쟁을 치렀다.

서로의 처지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 못해 충돌했고, 두 사람의 갈등은 정점에 달했다가 소통을 차단하는 형태로 막을 내렸다. 서로를 이해할 수 없음을 납득하고 체화한 결과였다. 두 사람은 키메라와의 전투가 끝없이 이어지던 시절부터 그들의 소멸 시기까지, 약 2년 동안 일절 대화가 없었다. 가족이라는 의미로 이름을 나누어 가졌던 때와 같은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최소한의 소통을 제외하고는 말을 섞는 일이 없었으며 자주 삐걱거리는 팀워크 탓에 전장에서도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신시아 포르텐

“키메라의 박멸이 인류의 목표라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어요. 다만 비합리적입니다. 우리는, 나는 아직 인류에게 쓸모가 있습니다!”

먼 외침에도 불구하고 워커의 폐기 명령은 기정사실이었으니, 그는 제 목숨과 쓸모를 연명하기 위해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한 사람의 키메라까지 전부 박멸하는 것. 그것으로 인류가 위안을 얻는다면 신시아는 그까짓 폐기 명령에라도 따를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다만 그러지 아니한 것은 불현듯 지난날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떠오르는 탓이다. 도구로서 쓰이는 자신들의 처지에 괴로워하고, 인류의 승리와 우리 자신의 승리를 구분 짓던 소리. 종래에는 간극을 메우지 못하고 입을 다물며 단절된 지 2년이 넘게 지나서야 그 외침이 떠올랐다.

 

토사구팽, 그 처지가 되어서야 신시아 포르텐은 그제야 헤세드 포르텐의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했다.
 

헤세드 포르텐

그는 이제 명령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행할 수 있는 이가 되었다. 오히려 그것을 바랐다. 때문에 신시아가 폐기를 목전에 둔 채 도주하기를 계획했을 때, 그는 놀랐을까. 그는 더 이상 진심을 입에 올릴 자신이 없었다. 그리하여 내놓는 말들은 결국 같잖은 거짓뿐이었다. 거짓을 노래한다 한들 자신의 말을 듣는 이는 없다는 것을 그는 알았다. 그래서 웃었다. 그게 다였다.

여전히 피아노를 쳤다. 하지만 타인이 보는 앞에서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 그것은 지난 2년, 신시아의 앞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 둘의 어긋남은 돌아갈 수 없을 듯이 깊고, 지쳐 쓰러질 듯이 멀었다.

철의 주인 

금속으로 된 물질을 제 손발처럼 다룬다. 주로 근거리 무기를 주변에 띄워서 운용하며, 능력의 사용 범위는 자신을 중심으로 반경 150m 이내, 중량은 최대 1.7t. 금속의 종류에는 제한이 없으나, 본인은 철과 합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낀다. 철 함량이 높은 무기일수록 운용에 수월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능력을 사용하는 중에는 몸이 회색으로 변한다. 능력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몸이 일시적으로 딱딱하게 굳기 시작하는 경화 현상이 후유증으로 동반된다. 

​일루시오illūsiō

시전자의 신체를 이루는 것 혹은 시전자가 접하고 있는 물체가 닿는 부분을 재로 만든다.

힘이 사용된 위력에 따라 신체의 불특정 일부가 타들어 가 화상을 입는다. 밝혀진 바로는 숙련도에 따라, 비례하게 입는 상처의 정도가 완화되는 듯하다. 또한 이 능력으로 인해 생기는 잔재는 영구적인 부상이 아닌 보통의 화상이라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통증을 느끼지 못해,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초능력을 사용하는 탓에 온몸에서 성한 곳을 찾기는 힘들었다. 초능력의 영향으로, 본디 검었던 모발은 이제 첫눈처럼 흰 순백의 색을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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