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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흑은 거슬리게 구는 것들에게 몇 곱절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고약한 성미였으므로, 인류의 결정으로 하여금 안나가 방황하고 도주하던 일말의 순간을 여태 곱씹던 차였다. 안나는 연구소에서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들이 길들일 수 없는 것을 길들이고자 했을 뿐이라면, 이 또한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을 테다. 그러니 돌아가기로 했다. 자신의 연원으로. 온전한 한 쌍으로.
구미가 당기는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던 셈이다.
산들과 바위에게 말하되 우리 위에 떨어져 보좌에 앉으신 이의 얼굴에서와 그 어린 양의 진노에서 우리를 가리라.
그들의 진노의 큰 날이 이르렀으니 누가 능히 서리요 하더라. ―요한계시록 6:16-17
성령으로 말미암아 원죄를 베어낼 것. 한 번 부여된 낙인은 심판이 끝나는 순간까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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