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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사건 

우리는 사막으로 도망쳤다. 플로리아가 만들어낸 둘만의 낙원은 안락했다. 생겨난 틈으로 가끔씩 들어오는 길 잃은 방랑자는 세레스가 발견하기 전에 해결하면 그만이었다. 몇 년이나 지났을까. 세레스는 플로리아보다 먼저 이방인을 마주했다. …바로 처리하지 못한 이유는 그것뿐이었으나, 그는 좋은 사람이었다.

 

낙타를 타고 오아시스에 가본 적이 있나요?

내리쬐는 태양을 받아 황금처럼 반짝이는 모래언덕을 본 적은?

밤의 장막이 드리우면 쏟아지는 별들을 헤아려보는 건 어때요?

 

한 발짝, 두 발짝, 그렇게 바깥세상으로….
 

…그들이 있는 사막에는 신기루처럼 새하얀 늑대들이 지키는 낙원이 존재한다는 소문이 돈다. 운이 좋으면 그곳에서 신비로운 경험을 하고 나올 수 있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플로리아

28세, 170cm

성숙한 | 선택적 다정함 | 그럼에도 나아간

전쟁 같은 건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관심도 없다. 그저 지금처럼 세레스와 둘이서 살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예전이었다면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네가 없었다면 너에게 상처 준 사람들의 편을 들지 않았으리라. 하지만 그 기억을 네가 계속 안고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아. 내가 지키고 싶은 건 인류도, 키메라도 아닌 너니까. 단둘의 세상은 오래 가지 못할 거라는 걸 알아서.

세레스

28세, 175cm

다시 일어난 | 올곧은 | 다정한

이미 한 번 배신한 전적이 있는 자들, 인류를 지키는 건 더 이상 내가 해야 할 일이 아니야. 그들이 무어라 생각해도 상관없어. 내 자신이 나를 인간으로 규정한다면, 너도 그러하다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해도 우리는 사람이고, 남에게 그걸 증명받아야 할 필요도 없다. 둘만 있는 세상은 행복하겠지만 너에게 내가 줄 수 없는 것들이 있어. 네 자리, 내가 줄 수 없는 관계들.

이그드라실

뿌리가 어디까지 뻗어도 그 근원이 세계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 능력은 언제나 플로리아의 의지에 따른다. 사막에 만들어낸 낙원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지칠 때마다 다시 돌아와서 쉴 수 있도록. 누군가 틈 안으로 들어온다면, 온갖 꽃들과 파릇한 이파리, 나무, 싱그러운 열매, 그리고 중앙의 오아시스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펜릴

사람이 만들어낸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된다. 다시 거대한 늑대로 수화하는 게 가능해진 건 이상한 일도 아니었다. 안정을 되찾자 새로운 능력이 발현되었다. 세레스는 늑대 모양의 새하얀 소환수를 여럿 만들어냈다.이들은 그의 의지를 반영해 자의식을 가지고 움직인다. 세레스의 능력과 생각을 나누어 가지기라도 한 것처럼, 플로리아의 낙원을 뛰어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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