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드리안
자신에 대한 믿음이 흐려서 워커로서의 능력도 기복이 심하고... 그게 다시 자신감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인공물보단 자연을 좋아하는데 W.O.W 연구소 내부나 병실 침대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탓에 남에겐 시무룩한 인상으로 많이 기억된다. 멍한 표정을 자주 짓지만 눈물이 잦고 부끄럼도 많이 타고… 실은 감성이 풍부하다. 제 감정을 표현하는게 서투를 뿐….
릴리
나름의 주관이 강하고 자신감도 높은 편이다. 밝고 활발하며 호기심이 많아 말도 많고 여기저기 기웃대길 좋아한다. 하고 다니는 것을 보면 평범한 어린아이처럼 마냥 해맑아 보이지만 보기보다 눈치도 좋고 머리 회전이 빨라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안다. 소란을 떨어서는 안 되는 장소를 구분하고, 제 어리광을 받아주지 않을 연구원을 구분하는 정도로. 대신 받아줄 만한 사람에게는 애교와 어리광을 곧잘 부려 원하는 것들을 얻어내고는 한다. 연구소를 돌아다니며 이 연구원의 꿍쳐놓은 초콜릿 조금, 저 연구원의 어디서 받은 스낵 조금. 연구소의 군것질 대장이라고 보아도 될 듯하다.
관계
첫 만남은 연구소의 병동. 파트너를 소개시켜 주겠다는 말에 따라간 병동에서 아드리안은 잠이 들어 있었고, 다음에 다시 오자는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흘린 릴리는 아드리안의 자는 모습을 구경하다 따라 잠이 들었다. 그 사이에 아드리안이 잠에서 깨었고… 그렇게 둘에게는 서로의 첫 모습이 잠들어있는 모습이 되었다.
이후로도 릴리의 병동 방문은 아주, 아주, 아주 잦았다. 제 능력에도 역시 호기심을 가진 릴리는 파트너가 있어야 제 능력도 빛을 발할 수 있다는 말에 하루에도 몇 번씩 병동의 아드리안을 찾곤 했다. 나는 이렇게 궁금한 게 많은데 내내 병동에서 지내는 아드리안은 얼마나 심심할까? 안 돼. 상상력이 좋아야 강한 워커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해서, 릴리가 병동에 갈 때면 반드시 손에 간식거리나 이야기책, 꽃 따위의 것들이 들려있었고, 아드리안이 머무른 병실은 다른 자리보다 알록달록해지곤 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았던 릴리는 책에서 본 이야기를 구연해주거나 연구소에서의 일들을 재연해주고는 했고, 세계가 위험해지기 전에 있었다고 들은 아름다운 것들, 직접 보고 싶지만 아직 보지 못한 것들을 상상하며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상상으로 이루어진 이야기이기 때문에 제대로 끝맺은 이야기들은 없다는 게 흠이지만.
이에 반해 아드리안의 세상은 많은 것을 상상하기엔 너무 좁았다. 깨어있는 시간에 비해 오래 잠들어 버린 탓에 식견이 부족한 아드리안은 정서적인 성장이 더디고, 능력의 향상도 느렸다. 워커는 강력하고 치명적인 존재가 될 거라 배웠지만 그건 너무 멀고 막연하다고 느꼈기에 제자리걸음인 채로 한해를 보낸다. 그러나 어느날부터 잠들었던 아드리안에게 어떤 목소리가 닿는다. 그동안 잠든 내내 아무 대답도 하지 못하는 아드리안에게 말을 걸고 달콤하고 즐거운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읊어주었던 릴리의 목소리가…….
그렇게 릴리가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아드리안에게 전달되는 것도 나날이 늘었다. 마른땅에 비가 스미듯 릴리가 말한 세계가 아드리안에게 가득해지고 두 사람은 같은 것을 꿈꾸며 상상하게 되었다.
처음 만난 뒤 두 해째, 아드리안의 깨어있는 시간이 잠든 시간보다 더 길어졌고, 아드리안은 릴리가 이끄는대로 병동 밖으로 나가 세상에 젖어들기 시작했다.
케라우노스 Keraunos
전기를 만들고, 폭발시켜서 한 점에 꽂는 능력이 있다. 번개와 흡사하고 멘탈 상태에 따라 능력의 크기가 달라진다. 부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 조금 더 강한편. 능력 발현이 가능한 곳은 제한적이지 않지만 본인이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어서 직접 접촉할 때나 가까운 시야 안에서만 주로 사용한다. 자연적인 번개와 달리 전격의 빛깔이 검고, 짙을 수록 푸르다.
패널티는 의지와 상관없이 수면을 취하게 되는 것. 모든 감각을 닫고 잠든다.
네레이드 Nereid
물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 바다나 강 등 물이 근처에 있다면 그 물을 사용할 수 있어 능력 활용이 용이하지만, 풍부한 물의 공급원이 없다면 공기 중의 수증기를 모아 조종할 수도 있다. 아직 미숙해 물을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 않지만, 능력의 강도, 활용은 기복이 없고 일정하다.
패널티는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모든 감각이 심하게 예민해지는 것. 꽤 먼 거리까지를 포함한 근처의 수많은 소리와 냄새 등 모든 것들이 정보를 선별할 수 없을 정도로 밀어닥치기 때문에 패널티가 잦아들기 전까지는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일은 물론, 잠드는 것조차 힘들다. 건조한 환경에서 능력을 활용했을 수록 패널티가 심해지기 때문에 눈으로 인식할 수 없는 공기 중의 수분을 끌어다 쓸 수록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추정한다.